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울란바토르와 근교를 다니다

BK(우정) 2022. 6. 24. 20:45

 

도착한 날은 한잔

그리고 깊은 수면~

 

시차를 위하여

.

.

 

재개발이 한창인 울란바토르,

먼 산아래 판자촌으로

 

 

낯선 도시에 가면

뒷골목, 마을부터 찾는다

그들의 삶이 있기에

 

  

흙바람 아래 물도 귀한 곳,

지나는 세월만 머무르는 곳

걸어본다. 천천히

느린 오후

 

 

삶의 그늘 아래 지친 듯 들어서면

아직도 나누지 못한 이야기

마주치지 못한 눈동자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어머니의 깊은 한숨

그 눈동자를 바라보면

누이의 흐린 눈물

 

 

마른 바람은 홀로 흙길을 지나고

그 목소리도 눈물도 멀리 실려가는데

못본 듯 돌아서면 다가오는 얼굴들

못들은 척 외면하면 그리운 이야기들

 

.

.

 

그리고, 일하는 날

 

아침, 가볍게ᆢ일정을 생각하며

 

 

이국의 아침은 늘,

설렘을 준다

.

.

 

 

잠시의 휴식, 대학의 캠퍼스

 

저녁의 파티

새로이 만나는 인연들

 

 

만남은 축복이다

 

파티의 절정~

숙소 근처의 주점으로~

 

 

다음 날, 오전은 업무,

오후는 여기저기

.

.

 

 

징기스칸의 존엄

 

거리를 떠돌면

 

만나는 집, 사찰들

 

다양함들

 

.

.

 

 

사람들ᆢ비틀즈도 있다

 

영원을 기약하는 건 순간이야

 

하루를 또 마치며ᆢ셀피

 

.

.

 

출장의 끝~ 여행의 시작

자유만 남은 날, 멀리로 가자

하늘과 들판.

그리고 내가 있는 곳으로

 

 

물은 흘러서 길을 내고,

바람은 불어서 길을 내는데

나는 있던 길을 걷고만 있었네

 

물은 배를 띄우고,

바람은 구름을 움직이는데

나는 자신도 다루지 못하였네

 

 

넓게

 

높게 품자

 

그리고 흐르자

강과 구름과 바람과 시간이 되어~

 

더 멀리가자

 

저기 인적이 머무는 곳 

그들의 마을이 보이고 

집들이 가까이 오고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가축들이 있고~

 

 

일상이 있는 곳. 머무르자 함께,

잠시라도

 

갈 수 있는 지평선보다

갈 수 없는 수평선이 편할 수도

다시 만날 인연보다

다시 못볼 인연이 깊을 수도

울란바토르 동북쪽 먼 곳

오염되지 않은 그들의 터

궂은 날씨에 머물렀다

 

.

.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니

지나가 보고 넘어서 가보자

그 여정의 끝에 이르러

수천 년을 다르게 살아온

낯선 이들의 후예를 만나면

허허로운 웃음과 눈물

감추고 새겨둔 그 사연들

맑은 술 몇 잔에 버무려 보자

 

세월의 무늬가 짙게 새겨진

더없이 고운 비단을 짜자

그가 살아온 세월

내가 살아온 세월

씨실과 날실로 엮어

그 비단으로 곁을 두르고

묵혀둔 안주거리를 풀어

내일이면 헤어질 잔을 나누자

 

 

  

이렇게 살아가게 하소서

 

한 점 바람에도 춤추는 잎새처럼

한 조각 햇살에도 밝게 웃는 들꽃처럼

한 줌 흙에도 넉넉한 들풀처럼

한 방울 이슬에도 고개 숙인 풀잎처럼

 

- 들판에서/BK

 

거북 바위 (Turtle Rock),  테를지 국립공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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