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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수명의 오미크론, 플라스틱에서 8일까지

BK(우정) 2022. 4. 8. 07:00

중국이 최근 한국산 의류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원으로 지목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편견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지방 방역당국의 언급과 일무 매체에서 중국에서 한국산 의류 수입이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확인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중국이 최근 한국산 의류를 코로나19 감염원으로 지목하며 한국 제품에 대한 편견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가 나온 뒤로 중국 내 한국산 의류 수입이 위축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확인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한 항구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하는 원인으로 한국산 옷이 지목된 것은 지난달 중순 경이다. 지난달 중순 저장성 원저우시 질병통제센터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서 수입된 의류와 생활용품을 사지말라"며 "수입품을 산 사람들은 건강 모니터링에 유의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랴오닝성 다롄시 보건당국 역시 "이달  1일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한국산 수입 의류점에서 일했으며 수입 의류의 속면과 포장상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보아 바이러스에 오염된 수입품 접촉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상품과 관련성을 언급했다. 

 

중국 지방 방역당국이 잇따라 수입의류, 특히 한국산 수입의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내놓자 중국 언론들도 이를 확대 보도하기 시작했다. 글로벌타임스와 인민일보 산하 건강시보는 이달 4일 베이징과 랴오닝성, 장쑤성 등에서 발생한 몇몇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국에서 수입된 의류와 관련 있다는 의심을 제기하며 중국 내 수입 업자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들이 주문 접수를 중단하거나 방역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 물품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해외산 냉동식품이나 의류 등에 대해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하고 수입 관련 제출서류도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다. 모든 수입품에 대한 경계를 높인 셈이다. 그럼에도 당국과 몇몇 매체들은 유독 한국산 의류가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부각하고 있다. 

 

이런 중국 측 주장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온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물품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일이 있다. 하지만 섬유로 만든 옷은 비교적 매끄러운 표면의 물체보다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실험을 통해 특히 옷감에 묻은 바이러스가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 다른 재질에 묻었을 때보다 감염력이 빨리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홍콩대 공공위생학원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양한 재질에 묻히고 감염력을 측정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등 단단한 표면에서는 4일까지 검출됐고, 옷감과 목재에서는 하루 내로 바이러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종이와 휴지에 묻은 바이러스는 30분 만에 감염력이 사라졌다. 이 연구결과는 2020년 4월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렸다.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변이에 비해 오래 살아남는 편이다. 최근 일본 교토대 연구팀은 오미크론이 가장 오래 살아남은 재질은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지난 1월 사전논문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표면에 묻은 오미크론 변이는 최대 8일까지 감염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옷감에 묻었을 때 얼마나 오래 남아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다. 다만 앞서 홍콩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플라스틱보다는 남아있는 시간이 짧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공기 중 비말이나 에어로졸을 통해 퍼지므로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일지라도 표면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염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주요 감염 경로는 확진자의 비말이라며 물체 표면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특히 수입 물품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의혹이 제기된 일은 있지만 확인된 사례는 없다. 제품이 유통되는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현재까지 평가 결과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식품, 의약품 등 수입산 제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했다는 사례가 없었으며, 포장용기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20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일을 막는다며 식품 수입과정에서 방역을 강화했다. 또 농수산물시장의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감염원을 수입산 연어로 꼽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산 바닷가재가 코로나19 기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국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같은 대응에 대해 코로나19 발원지로 우한 화난시장이 지목되는 것을 부인하고 원인을 해외로 돌리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언론의 의혹 제기 이후 중국에서는 수입 제품에 대한 방역 작업이 강화하면서 통관절차가 1주일에서 2주일까지 늘어났다.  글로벌타임스는 5일 의류뿐 아니라 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주문이 50% 정도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세무역개발원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제품 중 섬유 및 의류 제품 규모는 2019년 기준 15억2000만 달러(약 1조8521억2000만원)다. 전체 수입량의 5.9%를 차지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방역당국이 (한국산 수입 의류를 코로나19의 감염원으로) 지목을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한 바 없다"며 "또한 이러한 감염이 가능한지 여부나 이런 것들도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게 답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상, 출처; 동아사이언스

[팩트체크]옷에 묻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