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아침
출근길
비에 젖은 마음이 마르기까지는
여유가 있다
젖은 채 낮게, 땅을 향하여 드리운 시간
발자국 소리도 낮다
바람 소리, 새 소리도 멀리 가지 못한다
담배 연기도 비틀거리며 오른다
멀리서 느릿느릿 오는 버스
시간도 뒤뚱거린다
오늘 저녁까지는
이렇게, 젖은 채로 있으면 좋겠다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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