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우정에 관하여

BK(우정) 2021. 7. 16. 04:40

우정에 관하여

 

 

반평생 살아보니

세상에 빚진 일들이 참으로 많네

눈을 감고 잠시만 돌이켜봐도

축복을 주신 고마운 이들이여

 

어머니 나를 낳으셨고

아버지 나를 키우셨고

스승은 가르침을 주셨고

아내와 딸아이는 부족한 내게

끝도 없는 사랑을 주었네

친구와 동료와 이웃들이 있어

삶을 무난히 꾸려갈 있었네

 

이름 모를 농부 덕분에

즐거운 밥상을 맞이하였고

계절 과일을 먹을 있었으며

바닷가의 어부는

식탁에 신선한 해산물을 놓아주었네

얼굴도 모르는 직공이

따스한 의복을 보냈으며

만난 없는 목공이

책을 읽을 책상을 만들어 주었네

 

몸이 아플 때는

의사 선생님이

마음이 아플 때는

산사의 스님

성당의 신부님이 어깨를 빌려 주셨네

 

앞에 보이는

시내버스의 기사님 덕분에

차창가에 앉아

이렇게 글을 있으며

즐거움을 주는 화원 아저씨 덕에

장미 화분을 들고 가네

 

고마운 이들이 보낸 축복이

이토록 삶을 행복으로 채우네

 

남은 반평생

세상의 빚을 소박하나마 갚아야겠네

나를 필요한 곳으로 찾아가는 하루

세상을 향한 나의 우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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