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잡초의 화분

BK(우정) 2016. 9. 2. 05:44


Photo. by BK




잡초의 화분

 


3, 빈 화분에

질 좋은 흙을 채워서

뜰 귀퉁이에 놓아 둔다 


7월이 되면

이름 모를 꽃과 풀들이

자유로운 공간에 한껏 담긴다


볕과 바람이 잘 드는 곳

석반 위에 자리를 마련하면

그 싱그러움에 눈이 부시다 


무엇이 잡초이고

무엇이 화초인가


인간의 우매한 감각으로

치장된 장식일 뿐

신은 모두를 사랑하였으리 


우매한 감각

치장된 장식들로 채워진

내 삶의 화분도

비우고 비워서

볕과 바람 속에

놓아 두고 싶다. 가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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