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상식

아고라, 올해의 동물 사진 콘테스트

BK(우정) 2020. 11. 22. 17:08

샛노란 해바라기들 사이로 불쑥 옥빛을 띈 이구아나가 튀어나왔다. 이불을 덮은 양 앞다리로 해바라기 꽃잎을 접어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인도네시아의 사진작가 마틴 린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해바라기 꽃들 사이에 앉아 있는 이구아나를 절묘하게 포착했다.

 

마틴 린팅의 '이구아나'. 아고라 제공

 

사진 공유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아고라'는 '올해의 동물 사진' 콘테스트 결과를 이달 15일 발표하고 상위 50위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구아나'는 1만 4000여 출품작 중 대상을 차지해 1000달러(약 111만 원)를 받았다. 아고라는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자연계의 경이로움을 계속 보기 위해 생물다양성과 동물권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매니 리브로도의 '패밀리'. 아고라 제공

 

해질녁 코끼리 가족들이 나무 아래로 모여들고 있다. 힘차게 코를 내밀며 서로 소통하고 있다. 태국의 코끼리마을로 유명한 '반타클랑'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콘테스트 2위를 차지했다. 사진을 촬영한 매니 리브로도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코끼리가 어떻게 아름다움과 우아함의 상징이 됐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라리아 론치의 '암사자 프라이드'. 아고라 제공

 

암사자들은 사자 무리(프라이드)에서 새끼를 사냥하고 기르는 일을 담당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일라리아 론치는 나미비아의 에토샤 국립공원에서 30마리로 구성된 프라이드를 발견했다. 론치는 "암사자들이 완벽한 구도로 정렬해 우리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처음 봤을 때 마음이 녹아 내렸다"고 말했다.

 

에릭 파나데스의 '북극 여우'. 아고라 제공

 

사진 제목인 '북극여우'와 달리 극지방임을 알아보기 힘들다. 북극여우는 털갈이를 하는 유일한 갯과 동물로 겨울에는 흰색 털을 자랑하지만 여름에는 회색이나 갈색, 검은색으로 털을 바꾼다. 아이슬란드에서 사진을 촬영한 에릭 파나데스는 "며칠동안 이 작은 여우를 찾았다"며 "1m 앞에 눕는 멋진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오 당 '겨울에 닿다' 아고라 제공

 

눈이 내리는 것은 동물에게도 기쁜 일인 듯하다. 가을께 몽골의 한 숲에서 발견된 순록은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을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 있다. 타오 당은 "눈이 다시 내린 것이 순록에게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부 데나가 '아기 원숭이' 아고라 제공

 

아기 원숭이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 입을 가린 채 무언가를 주시하는 모습이 겁에 질린 것 같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케도야 우타라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실비야 콜린스 '새로 태어난 래브라두들 새끼' 아고라 제공

 

호주에서 촬영된 래브라두들 새끼의 모습이다. 래브라두들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푸들을 교배한 종이다. 실비야 콜린스는 "남편은 잠자는 강아지 한 마리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어린 딸들이 볼 수 있도록 가까이 가져왔다"며 "아이들은 자장가를 불러줬고 강아지는 이내 잠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이풀 이슬람 '헌신'. 아고라 제공

 

세상을 먼저 떠난 주인과 교감하는 듯 무덤 위에 누워 있는 개의 모습이다. 사진을 촬영한 사이풀 이슬람은 방글라데시 다카의 아르메니아 교회 근처를 걷던 중 무덤에 누워 있는 개를 발견했다. 이슬람은 "즉시 집에 가서 카메라를 가져온 후 교회 관리인의 허락을 받아 촬영했다"고 말했다.

 

블레이크 홉슨 '길을 건너는 곰' 아고라 제공

 

곰이 숲 사이로 난 길을 가로질러 걷고 있다. 중간에 끊어진 빨간 중앙선을 인지하고 건너는지 놀랄 따름이다. 나무 그림자가 마치 곰이 갈 길을 알려주는 횡단보도처럼 길게 뻗어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의 디비전 15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마키 앤 매트 '모든 그림자가 파란색' 아고라 제공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의 푸른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바다거북의 모습이다. 바다거북 외에는 깊고 푸른 바다밖에 없다. 사진작가인 마키와 매트는 "물이 너무 맑고 거북이도 너무 많았고 조명도 완벽했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며 "발이 물집과 출혈로 가득찼고 강한 조류와 싸우고 있었지만 바다의 아름다움엔 저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경화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아고라 제공

 

샛노란 꽃 위에 내려앉아 꿀을 찾고 있는 한국의 벌도 순위권 내에 들었다. 이경화 씨가 촬영한 이 모습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 출처;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donga.com/news/view/41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