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BK(우정) 2020. 5. 10. 16:04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기차는 이미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영영 떠나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은 숙명이고 인생이기에

늘 기다리고 만나고 이별하였기에

 

간이역에는 바람이 지나고

지붕 위로 구름도 흘러가는데

왜 오지 않는 기차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만 하나

 

목적지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아닌 공간의 목적지

그 곳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기차를 기다리고 있듯이

 

그를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질 것이다

그리고는 또 기다리게 되겠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하여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기차를

 

현세에서 내세를 기다리는 곳

인생도 간이역이다

시간의 간이역, 먼 철길 너머로

나를 싣고 갈 기차가 오고 있다

공간이 아닌 시간의 목적지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기차

 

언젠가 그 기차를 타고

꿈인 듯 목적지에 이르게 되면

나는 그리워하리. 간이역을

지나던 바람, 흐르던 구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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