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가을 우체국

BK(우정) 2020. 5. 10. 16:03




가을 우체국

 

가을이 오는 날, 우체국 앞

플라타너스 길을 지나면

눈길이 우체국 문을 향한다

편지를 쓰고 싶기도 하고

편지가 와 있을 듯도 하고

 

흰색과 빨간색의 현관

저기 보이는 작은 문을 열면

멀리서 온 절절한 기다림과

멀리로 갈 애달픈 그리움이

꽁꽁 채워진 우편 행랑들

 

가을 바람이 행랑을 풀면

기다림이 있는 곳으로

그리움이 있는 곳으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들

뭉게구름이 되어 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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