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시디 부 사이드의 '좁은 문'

BK(우정) 2020. 2. 20. 08:39




시디 부 사이드의 '좁은 문'

 

 

앙드레 말로가 칭한

'하늘과 땅과 바다가 하나가 되는 곳'

하늘과 바다와 도어들, '3블루의 마을'

끝없이 파란 하늘과 바다

길게 펼쳐지는 하얀 벽에

건포도처럼 박혀 있는 마린 블루

그곳, 시디 부 사이드에서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을 써내려 갔다

 

끝없이 허무한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이 아닌 사랑

이별이 아닌 이별

알리사가 향한 '좁은 문'은 과연

신의 천국으로 향하는가

제롬이 갈망한 현실로의 회귀는

인간의 소소한 욕구인가

 

오늘은 내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희생되어 가는데

과연 내일은 올까

내세의 불확실한 이상과

현세의 소소한 행복

그 가치를 저울질한다

결국 그들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였다

 

시디 부 사이드

오늘과 내일, 현실과 이상이

혼돈스레 어긋나는 배경

하늘과 바다는 짙은 구름으로 덮이고

그 아래로 회환의 비는 내린다

길게 펼쳐지는 하얀 벽에

건포도처럼 박혀 있는 좁은 문들

모두를 뒤로 하고 기차는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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