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전자공학적인 측면에서 소재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절연체, 잘 흐르는 도체, 그리고 절연체와 도체의 중간에 해당하는 반도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재료적인 면, 특히 원자 결합 측면에서 분류한 세라믹, 금속, 그리고 고분자에서 주로 절연체에는 세라믹과 고분자, 도체에는 금속들이 해당이 되죠. 즉, 원자들간의 계약 결합인 이온 결합이나 공유 결합으로 자유 전자들의 생성이 어려우면 절연체, 금속 결합처럼 원자들 각각에 계약 파트너가 따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면 자유 전자들의 생성이 활발해져서 도체가 되죠. 반도체는 대부분 절연체에 해당하는 세라믹이나 고분자 계열의 소재에 자유 전자나 정공들을 공급할 수 있는 불순물들을 첨가하여 만들어집니다. 불순물을 첨가하는 정도에 따라 절연체 쪽이나 도체 쪽으로 가깝게 되죠.
일반적으로 도체는 구리, 은, 금, 알루미늄과 같은 단일 원소 물질로서, 원자에 매우 약하게 속박된 오직 한 개의 가전자만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절연체는 단일 원소 물질보다는 복합 물질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도체는 실리콘(Si), 게르마늄(Ge), 탄소(C) 등이 있고, 갈륨비소(GaAs)와 같은 화합물 반도체도 많이 사용됩니다. 단일 원소로 구성된 반도체의 원자들은 주로 네개의 가전자를 가지고 있죠.
불순물(impurity)을 첨가(doping, 도핑)하여 자유 전자나 정공들을 공급함으로써 전기 전도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소(arsenic, As) 원자의 경우, 최외각 전자들이 5개로 실리콘 안에 도핑을 하게 되면 실리콘 원자의 빈자리로 찾아 들어가서 4개의 전자들은 실리콘과 결합을 이루는데 사용되고, 남은 1개가 자유 전자가 되면서 전기 전도도를 올립니다. 반면에 갈륨(gallium, Ga)의 경우에는 최외각 전자가 3개로 자유 전자가 1개가 부족하여 이 부분이 정공(양의 전하를 띠는 가상 전하)이 되어 역시 양(+)의 캐리어가 되어 전기 전도도를 증가시킵니다. 자유 전자의 도핑을 n형 도핑(negative-type doping), 정공의 도핑을 p형 도핑(positive-type doping)이라고 부르죠.
양자역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원자 내에서 전자들은 각각 이산적인 에너지 준위(discrete energy level)를 가집니다. 즉, 수직으로 전자들이 갖는 에너지 준위를 나타낸다면 서로 떨어져 있는 선들로 전자들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죠. 원자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전자들의 에너지 준위를 나타내는 선들은 중첩을 피하면서 점점 간격이 좁혀지게 되며 원자의 수가 더욱 증가하면 결국은 선들간의 간격이 없는 밴드, 즉 에너지 밴드를 형성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밴드는 전자들로 채워진 가전자대(valence band), 전자들이 점유할 수는 있지만 아직은 비어있는 전도대(conduction band), 그리고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 전자들이 존재할 수 없는 금지대(forbidden band)로 구분이 되며, 특히 금지대의 폭을 에너지 갭이라고 합니다. 원자 구조의 관점에서 볼 때 가전자대에는 아직은 핵에 구속되어 있는 최외각 전자가 머무르고 있으며, 에너지 갭 이상의 에너지를 얻게 되면 자유 전자가 되어 전도대로 올라감을 의미합니다.
에너지 띠(energy band)를 조금 더 설명하면, 단일 원자의 경우와는 달리 결정 내의 전자는 각 원자들의 상호 작용으로원자 고유의 에너지 준위보다 넓은 대역을 형성하죠. 즉, 원자들간의 간격이 좁아지면 원자 궤도를 순환하는 전자는 인접한 원자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전자들의 속도가 각각 증가하가나 감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속도의 증감 등은 전자의 운동 에너지를 변화시켜 결국 전자의 전체 에너지가 변하게 되며, 각 궤도의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값의 범위가 넓어져서 일정한 폭, 즉 에너지 밴드를 갖게 됩니다.
심지어 일상의 온도인 상온에서도 적은 수의 가전자들이지만 가전자대에서 전도대로 올라가는 경우도 발생하나, 일반적으로 순수한, 즉 불순물을 도핑하지 않은 실리콘의 경우 상온(절대온도 300K)에서는 가전자대의 대부분은 채워져 있고, 전도대는 텅 빈 것으로 가정을 합니다.
이와 같이 불순물을 첨가하지 않은 경우를 진성(intrinsic)이라 하며, 진성 반도체 안에서의 전자와 정공의 농도는 똑같습니다. 왜냐하면 최외각 전자가 에너지를 얻어 떠난 자리가 정공으로 남기 때문이죠. 이럴 때 전자화 정공의 농도를 진성 캐리어 농도로 부르며, 일상에서 이는 온도에 따라 변화합니다. 진성 반도체에서 자유 전자들의 수는 매우 적기 때문에 전기 전도도 역시 낮을 수 밖에 없으며,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앞서 설명하였듯이 불순물을 첨가하여 자유 전자나 정공을의 수를 늘리는 과정은 도핑이라고 하죠. 에너지 준위 측면에서 볼 때 자유 전자의 제공을 위한 n형 불순물의 최외곽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는 전도대에 가까운 쪽, 정공을 위한 p형 불순물의 경우 가전자대에 가까운 준위에 위치합니다. 즉, 상온 정도로 작은 에너지로도 각각 전도대와 가전자대에 전자와 정공을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불순물이 도핑된 반도체를 외인성(extrinsic) 반도체로 표현하며, 전기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첨가되는 불순물을 도펀트(dopant)라고 하며, n형과 p형으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IV족(14족), n형 도펀트는 주기율표에서 전자가 하나 많은 족, V족(15족)에 위치하고 p형 도펀트는 III족(13족)에 위치하게 되며, 각각 전자를 준다는 의미의 주게(donor), 받는다는 받게(acceptor)로도 부릅니다. 그리고 격자 내 실리콘의 빈자리를 점하여 자유 전자를 내어놓는 과정은 이온화(ionization)에 해당하며, 이온화는 상온에서도 충분히 일어납니다.
이상과 같이 전자가 자유 전자로 되는 에너지, 즉 띠틈(band gap), 에너지 틈(energy gap)이 크면 절연체(3~4eV 이상), 작으면 반도체(0.1~3eV 정도), 아예 없으면 금속에 해당합니다. 금속은 가전자대와 전도대가 겹쳐있어서 최외각 전자들은 수시로 자유 전자가 되고 있죠. 이러한 에너지 갭은 그 물질에 대해 빛의 통과 여부와도 관계가 됩니다. 즉, 빛의 에너지가 물질의 에너지 틈보다 크면 빛은 가전자대의 전자를 전도대로 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여기에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물질을 통과하지 못하죠. 반면에 빛의 에너지가 에너지 틈보다 작으면 빛은 이러한 일을 할 수 없고, 따라서 물질을 통과하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하게 됩니다. 밴드갭과 파장의 관계식은 Eg = hν = hc/λ [eV]이며, 따라서 λ [㎚] = hc/Eg = 1,240 [eV ㎚]/Eg [eV]만 간단히 적습니다. 즉, 에너지 갭이 1,240 [eV]이면 1 [nm] 파장의 빛을 발생시킬 수 있고, 혹은 1[nm]보다 긴 파장의 빛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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