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의 상념/멋대로의 푸념

블루 문

BK(우정) 2015. 6. 15. 07:31

10여 년전 밀맥주 블루 문을 만났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그 중 압권인 묘사의 일부가 떠올랐다

밀과 메밀은 다름에도. 바로 요 대목~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그래서 둥근 달이 푸르게 뜨는 밤에는

밀맥주 블루 문도 술술 잘 넘어간다~

 

블루 문/BK

 

달이 차갑게 뜨는 밤

처량하고 스산한

창가일수록 좋다

 

주점의 공기는

비라도 내릴 만큼

젖어 있으면 좋다

 

그 축축함 사이로

오렌지 향인 듯 짙게

공기를 감싸면 좋다

 

가벼운 라거보다는

다소 무겁도록 가슴을

눌러주면 좋다

 

달이 푸르게 뜨는 밤

호가든보다는

블루 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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