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전 밀맥주 블루 문을 만났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그 중 압권인 묘사의 일부가 떠올랐다
밀과 메밀은 다름에도. 바로 요 대목~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그래서 둥근 달이 푸르게 뜨는 밤에는
밀맥주 블루 문도 술술 잘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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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BK
달이 차갑게 뜨는 밤
처량하고 스산한
창가일수록 좋다
주점의 공기는
비라도 내릴 만큼
젖어 있으면 좋다
그 축축함 사이로
오렌지 향인 듯 짙게
공기를 감싸면 좋다
가벼운 라거보다는
다소 무겁도록 가슴을
눌러주면 좋다
달이 푸르게 뜨는 밤
호가든보다는
블루 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