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도시인

BK(우정) 2019. 6. 1. 06:59




도시인

 

 

넥타이는 가을 바람에 날리고

검은색 구두 위로 낙엽이 지나는데

곁을 볼 여유가 없어 앞만 보고 있다

 

일렬로 선 자동차들과 나란히

사람들은 정물이 되어 흘러가고

반쯤 연 차창에 걸친 손끝에서는

담배 연기가 포연이 되어 흐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회전도어를 열고 들어서면

메마른 인사가 습관이 되어 다가오고

격식으로 던지는 말들은 등 뒤로 스친다.

 

덮어 두었던 파일은

다음 페이지에서 다시 열리고

차가운 정적, 컴퓨터 자판만이 움직인다.

 

빌딩의 그림자가

책상 위에 그늘을 만드는 시간

 

일몰만큼 규칙적으로 편두통은 찾아오고

스타벅스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가치

잠시 눈을 가린 팔꿈치 너머로

고향의 느티나무는 잊혀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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