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끄 샤를 얀센
고흐를 사랑하는 벨기에 사업가
그의 덕분에
건물도 경관도 손상되지 않았다
조금 더 걸으면,
'오베르의 계단'을 만난다
(작품명; 오베르의 계단,
혹은 오베르의 길과 거리)
세월이 흘렀어도
계단과 거리의 윤곽은 남아있다
.
.
서글프도록 노오란 꽃무리가
8월의 바람에 흔들린다
멀리, 그의 작품,
'저녁 노을지는 오베르성 풍경'
오베르성이 보인다
그만의 그가 모델이 된~,
가난과 고독 때문일 거다
외로울 때
거울을 보며말을 걸어본 이는 안다
사실, 고흐가 이토록 사랑을 받는
절반의 이유는
외롭고도 힘들었던
그의 비극적인 삶 때문이리라
많이 같고, 또 많이 다른 사람,
슬픈 매력의 사람이다
고흐, 마지막 자화상이 무언지는~
여전히 논란 중이지만
최후의 자화상이 그려진 곳으로
추측되는 곳은
대략, 지금 걷고 있는
마을 주변의 숲길이다
영화 '러빙 빈센트'에서
고흐의 끝 장소로 가던 아르망
그가 걷던 길이 대충 이쯤이던가?
자세를 취해본다
아르망이 뭔가를 던져
까마귀들이 날아오르게 한다
(영화 장면, 아르망은 고흐의 죽음,
수수께끼를 푸는 중~)
넘어진 의자,
밀밭의 풀들이 바람에 일렁인다
'까마귀가
점심 식사를 훔쳐먹는 것조차도
고흐는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고~'
의사 가세의 딸, 마르그리뜨,
그를 그리워한다
'잔디 이파리 하나,
그는 모든 걸, 감사하고 사랑했다고'
그가 여전히 작은 생명들까지
모든 걸 사랑할 때,
그를 진정 사랑한 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형바라기
테오말고는~
그렇게 그는 쓸쓸히
가난하게 떠났다
십자가가 서있는 들길을 따라
그가 누워있는 곳을 향한다
절대 고독
꽃들이 화려하고, 잎들이 푸르러도
인생은 홀로 선 겨울 나무라는 것을
죽도록 많이 슬퍼본 이는 안다
죽도록 많이 아파본 이는 안다
봄, 여름, 가을이 저마다 그득하여도
인생은 결국 휑한 겨울이라는 것을
슬픔으로 떠나는 날에는 안다
아픔으로 떠나는 날에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