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가는 길, 단풍은 떠나고 없었다
잎이 떠난 단풍나무와 갈참나무의 길
그래도 그 길에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가을 하늘, 잎 떠난 가지를 스치는 바람
계곡을 내려오는 물, 천년고찰의 고요
좋다. 나그네가 되어 잠시 머물기에는
백양사 가는 길
형형색색
화려하였던
잎들이 떠나간 자리
그 빈 공간을
하늘 높은 구름
가지를 스치는 바람
계곡을 내리는 물이
채우고 있다
머물고 있는 나
돌아보는 그림자
오고 가는 생각들이
거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