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행복의 눈물’이라는 작품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지 않을까 한다. 작품 이름은 무엇이고 작가는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 필자 역시 위 작품이 굉장히 익숙한데 반해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번 <로이 리히텐슈타인> 전시를 통해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누구인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미국 팝아트 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미키 마우스를 좋아했던 아들을 위해 그려준 ‘이것 좀 봐 미키 Look Mickey’로 새로운 현대미술의 중심에 서게 됐다. 만화책을 원재료로 사용해 벤데이 점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흑백과 더불어 밝은 원색으로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대사가 적혀진 말풍선이 등장하기도 하며 전쟁, 만능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 인간의 관계 사랑과 같은 주제를 주로 다뤘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심지어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에서 예술을 탐구하며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팝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만화책을 원재료로 하고 있어 그런지 전체적으로 전시를 관람하여 작품이 만화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 등에서 본 전형적인 미국 만화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군더더기 없이 또렷하고 굵은 선과 원색의 쨍한 색감,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표현, 때로 사용하는 말풍선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만화를 떠올리게 했으며, 한 장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포스터’ 작업에 특화된 작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술은 무엇인가
앞서 작가에 대해 설명을 할 때 미국 팝 아트 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고 했는데, 전시를 쭉 보고 있으면 ‘이게 팝 아트지!’하는 느낌을 받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팝 아트의 이미지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왜 팝 아트에서 유명한 인물이라고 했는지 매우 납득이 되는 부분이었다.
문득, 팝 아트란 정확히 무엇인지 장르적 정의가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팝 아트'란 195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의 주관적 엄숙성에 반대하고 매스 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문화적 시각 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구상미술의 한 경향이다. 서브컬처나 풍속에 접점을 구한 1960년대 미술의 큰 물결 중 하나로, 미국 만이 아니라 유럽이나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더욱이 세계적으로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장르이다.
팝 아트 정의를 읽고 있자니 전시에서 본 문장이 떠올랐다.
“I’d always wanted to know the difference between a mark that was art and one that wasn’t” (나는 항상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알고 싶어 했다.)
그는 순수 미술을 공부하다 상업 미술을 한 작가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이것을 보면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주관적 엄숙성을 반대하고 대중문화적 시각 이미지를 수용하려고 했다는 ‘팝 아트’의 설명과 그의 생각이 맥을 이루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전시 전반적으로 패러디를 했다던가, 만화, TV 작업 또는 브랜드와의 협업 등의 작품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다.
Spotlighted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흥미롭게 봤던 공간은 “Spotlighted”였다. 이 공간에서는 당시 예술과 비예술의 논란 한가운데 위치하여 주목받았던 팝 아트로서 대중과 직접적으로 대면한 공식 이벤트로는 가장 첫 번째 시도로, 전시 속 보여졌던 흥미로운 작품들을 오브제와 함께 감상 가능한 곳이었다.
신문, 잡지를 비롯해 Taitttinger 샴페인, BMW의 Art Car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한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신기하면서 재밌었던 공간이었다. 특히 BMW와 콜라보한 Art Car 작품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벤데이 점’ 기법과 노랑, 초록, 남색 등의 색 조합이 강렬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되어 눈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Taitttinger 샴페인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콜라보한 컬렉션도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이게 느껴졌고, 샴페인의 재료인 포도송이와 샴페인의 기포 등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한 점에서 포인트를 잘 잡아서 작업하는 작가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전시를 보러 갔을 때 타이밍 좋게 도슨트가 진행되고 있어 설명을 조금 들었었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건 부지런한 작가였다는 것이다. 예술 작가라고 했을 때, 괴짜 같기도 하고 작품을 위해 마약이나 술, 담배 등에 찌들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있는데,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술, 담배는 거의 하지 않았으며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그림 그리고, 점심 먹고, 그림 그리고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뭔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유명한 작가들을 떠올리면, 하나의 작품을 그려내기 위해 고뇌하고 예민한 느낌을 생각했는데 그것과 다른 생활에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앞으로 <로이 리히텐슈타인 展>을 방문하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도슨트 일정에 맞춰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작품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작가의 비하인드스토리 같은 소소한 이야기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 유익하면서 즐겁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오디오 해설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으니 부담 없이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상, 출처; 아트인사이트
[Review]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가 - 로이 리히텐슈타인 展 – 아트인사이트 (art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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