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8일
멀리?~ 용인 어딘가에서 점심 모임이 있는 날
아침, 아내와 산책길
가는 쑥부쟁이꽃들이 나폴거린다
풀꽃 몇줄기 꺾어다가
테라스, 플라스틱 컵에 담았다. 반짝인다
그리고, 용인행~ 먼 ? 길을 가야하니~
충전부터~
버스, 쟈철로 이어지다가~
기흥에서 어정역까지는
모노레일같은 전철, 파란 하늘이 더 가깝다
창가로 다가서면, 하늘이 가득 들어오기ㅡ
어정역에 내리면, 뒤편으로 작은 텃밭~ 꽃밭?
산기슭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부추꽃 등~ 하얀 꽃들이 한가로이 반짝인다
평화~
잠시, 여유로~ 걷는 길ᆢ30분 산책
카페에 들른다. 마른꽃들로 장식된~
마른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홀로 지샌 긴 밤이여
뜨거운 이름 가슴에 두면
왜 한숨이 나는 걸까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ᆞ
ᆞ
이제, 식당으로~ 일하러
회의를 시작 전, 마주 앉은 분이 물어온다
집도 먼데, 먼길~ 잘 왔느냐고ᆢ
감자처럼 왔다고 답한다
9월 18일
마주 앉은 이여
9월의 가을, 반나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요
그냥, 그저 그렇게 여기까지 왔어요
아침에는 들꽃들을 잠시 만나고
버스 정거장
마침 기분좋은 바람이 불어와서
버스를 그냥 보냈죠
지하철에서는 잠시 졸며, 단꿈도 꾸며
지하철이 땅 위로, 그리고 공중으로 오르니
파란 하늘이 가득 들어와서
눈을 뜰 수 밖에요
어정역에서 어정쩡하게 내리는데
뒷산 아래로 바람이 내려오고 있었죠
여유가 있었기에
바람을 거슬러 걸었어요
하얀 꽃무리가 꿈결인 듯 흔들렸어요
좋았죠
너울거리는 그림자들까지
짧은 거리, 택시를 타고
카페로 갔어요
마른꽃들이 여기저기 놓여진
향기는 없지만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 앙상함이 고운 꽃들
절반의 커피는 테라스에서
또 절반은 실내에서 마셨어요
예전에 그 사람이 오는 모습, 테라스에서 보고
실내로 함께 들어오듯이
바라보는 이여
9월의 가을
9월 18일의 오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