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어제

BK(우정) 2021. 8. 2. 21:35

어제

 

 

어제, 일정이 몇 개 있었을 터인데

체크를 안하고 하루를 비웠다

가능한 집 안에만 있기로 했다

전화기는 꺼 두었다

언젠가를 준비하는 연습일 수도

 

일단 두 끼만 챙기기로 하고

잠을 충분히 잤다

그리고 TV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둑' 시리즈를 보고

오후에 잠깐, 한 시간 정도

커피를 위해 외출을 하였다

 

돌아와서, 화초를 돌보고

또 자고, 드라마를 더 보고

이른 저녁은 아내와 닭한마리, 외식

또 돌아와서

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책을 읽는데

아이가 퇴근하고 왔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금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조급한 마음에

다소 이른 출근길

전화기를 켜니

부재중 전화, 문자들이 수두룩하다

어제 일정을 오늘 확인하고

두 번 이상 전화가 왔던 곳으로

서둘러 연락을 한다

답이 온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하지만, 너무 걱정 말라고

모든 일들이 잘 진행되었다고'

 

세상이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없으면 안될 듯한 일도 누군가는 한다

더 절실한 이

혹은 더 유능한 누군가가 적지 않다

내가 없어도 지구는 돌아가고 계절은 온다

 

나를 필요로 하는 일들은 사실,

어제의 일상에 있었다

잠, 드라마, 커피, 화초, 외식, 독서, 대화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다

더 일정이 많은 날을 택하여 시도한다면

더 큰 용기를 얻겠지

 

'글을 쓰다가 보니 시간이 많이 갔네. 늦겠다.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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