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버릴까
이대로 떠나버릴까
몸도 마음도 텅 비운 채로
구름이 가는 구름의 길
바람이 가는 바람의 길
그 길을 따라
이대로 떠나버릴까
두고 온 건 두고 온 대로
잊고픈 건 잊고픈 대로
그저 그렇게 두고
이대로 떠나버릴까
스스로 만든 그물에
스스로 갇혀있는 것
떠나고 나면
몸은 흙, 마음은 허공
차마 놓지를 못하는 것
못내 잊지를 못하는 것
흙으로 허공으로 뿌리고
구름의 길을 따라
바람의 길을 따라
이대로 떠나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