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비 오는 밤, 외등 아래

BK(우정) 2021. 7. 12. 06:50

오피스 창밖

 

 

오는 , 외등 아래

 

 

빛이 떠난 자리, 어둠이 채우는데

차마 떠나지 못한 빛 한 조각

어둠을 두르며 비에 젖고 있네

언젠가 그 밤처럼, 내 모습처럼

 

산동네로 오르던 돌담에 기대어

진정 갈 길을 찾고 있던 날

하염없이 젖어들던 빗물이여

깊고 차갑게 두르던 어둠이여

 

한 발을 디디려 몸을 세워도

모르는 길은 전부가 두려움

돌아오는 법을 걱정하였네

결국은 외등 아래 길을 따랐네

 

모르는 길은 길이 아니라며

떠나면 돌아와야 한다며

초라한 명분을 찾던 날

어찌 그리도 어리석었던가

 

저 외등의 빛은 그 날의 빛

내리는 비는 그 날의 비

디딜 곳을 찾지 못한 걸음은

오늘도 외등 아래 헤매이고 있네

'우정의 글 > 우정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계의 삶  (0) 2021.07.12
빛나는 슬픈 이야기  (0) 2021.07.12
비가 내리는 날  (0) 2021.07.12
  (0) 2021.07.12
블루  (0) 202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