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보는 법을 알게 되었네
걷다 보니
높은 산, 깊은 물보다
더 험한 길
어차피 넘어져야만 하는 길이었음을
알게 된 후에
살다 보니
보이는 사연이야
눈을 질끈 감고 감당했지만
보이지 않아 절절이 겪은 아픔이었음을
알게 된 후에
돌아보니
우연처럼 스치고 떠난
서글픈 인연들
이제 와서 이리도 가슴 시린 정이었음을
알게 된 후에
그날, 그 계절에
그리도 세차게 불었던 바람
그 바람이
여전히 나를 흔들고 있음을
알게 된 후에
하늘을 가는 구름
가볍게 떨리는 들창
바람결에 담긴 옛 이야기들
이제야 나는
바람을 보는 법을 알게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