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해장국

BK(우정) 2021. 6. 21. 05:32

장모님 해장국, 구기동

 

 

해장국

 

하루 또 하루 인생길에

몸도 마음도 굳어지거든

해장국 집으로 가자

 

숫자 큰 하얀 달력과

달밤 호랑이 액자가 걸린

누런 벽지 옆 탁자에 앉아

해장국 국물을 뜨자

 

사연을 우려낸 국물에

설움을 공기밥으로 말아

눈물 반 헛웃음 반으로

훌훌 들이키자

 

해장국에 풀어지는 것이

숙취뿐이랴

 

꽁꽁 동여맨 심사도

삶에 찌들은 감성도

지쳐 충혈된 눈망울도

멍든 가슴 속 응어리도

훌훌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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