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멀리 깊이

BK(우정) 2021. 5. 10. 06:32

 

멀리 깊이

 

멀리 떠나왔고 깊이 들어온 날

세상 모르게 잊혀져 보자

네가 아는 나도, 내가 아는 나도

세상 어디에도 없다

시간도 공간도 오지 않는 곳

숲속 한 그루 나무로 서서

바람에 흔들리고 이슬에 젖을 뿐

 

한 줄기 바람결 닿은 적 있으랴

한 방울 밤이슬 젖은 적 있으랴

잃을 건 잃고, 줄 건 주고

본성만 남은 중년의 사내가

흐느끼다가 헛웃음 짓다가

밤보다 검은 눈을 껌벅이며

허공의 별을 바라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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