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전과 점심 회의
오후 4시
또 다른~ 상공회의소 회의까지는
두세시간 여유가 있다
옛 추억을 찾아 걷는
도심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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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낮술을 드시려거든
서대문역 7번 출구로 나오세요
통술집
나보다 한살 많은 '서울미래유산'에서
갈비, 껍데기, 곱창과 막걸리
80년대의 맛이 따라옵니다
2차는, 바로 옆, PUB에서
바이젠, 에일, IPA로~
바로 아래, 쥬씨 옆~ 밀라노 커피에서
밀라노 커피를 들고 (주스도 좋음~)
옛 생각나는 건널목, 철길을 건너면
밀양돼지국밥집,
드라마 단골출연장소~ 맛도 따라갑니다
이른 해장을 하고
십자가 길을 들어서면, 약현성당
꼬마 명동성당에서의 산책과 회개~
걷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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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방황/BK
그저 덤으로 주어지는 시간도 있다
목적지가 없이 서두르는 걸음도 있다
플라타너스, 그늘이 떠나기 전에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야 한다
글을 쓰고, 읽기도 하고
그늘의 이동을 따라 조금씩 움직인다
오후 3시 30분까지는 머물러야 한다
파티를 시작하여야 하는 타이밍
그저 나와의 약속, 일정이다
마주 앉힌다. 70년대, 80년대의 나
안주감들이 구워진다
흑백의 장면들이 하나 둘 온다
주거니 받거니, 혼잣말과 더불어
막걸리 사발이 분주하다
2차는 펍, 90년대의 나를 마주한다
바이젠 한잔을 들이키면
적당히 충분해진다
이제, 테이크 아웃 커피 타이밍, 걷는다
녹슨 철길에는 녹슨 기차가 다닐까
나는 얼마나 녹이 슬었을까
얼마나 더 철길을 달려가야만 할까
돼지 국밥집에서의 이른 해장, 찝질한 새우젓
눈물만큼 비리고, 웃음만큼 느끼하다
반쯤 비우면
한달을 더 달려갈 에너지가 채워진다
70, 80, 90년대의 나와 작별을 하고
성당을 오르는 길, 그리고 머무름
길어지는 그림자, 떠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