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전원일기*

2020년 4월 20일 경, 들꽃은 흐트러져야 아름답다

BK(우정) 2021. 1. 24. 19:42

울 밭은 화원이예요ᆢ들꽃의 화원ᆢ

 

 

흙과 하늘이 품고ᆢ
바람이 어루만지고ᆢ
빗물과 빛이 키워가는ᆢ

 

 

우리는, 그저
웃어만 주면 되어요
바라보면서, 사랑으로~

 

 

냉이꽃ᆢ

 

 

요케ᆢ찍으니ᆢ나름ᆢ

 

 

자유로이ᆢ

 

 

곱게~

 

 

흐트러지자~ 꽃다지

 

 

작은 구슬들을 닮았나ᆢ찰랑거린다

 

 

민들레

 

 

땅으로부터의 빛ᆢ

 

 

갓 ᆢ다음 주에는ᆢ꽃을 볼 수 있을듯ᆢ

 

 

봄맞이꽃ᆢ동화같이 생긴ᆢ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 사이로 자란 꽃들을 본다

그들의 터
그들의 땅에
인간이 인공물을 덮었으리라

대부분 묻혔고
운 좋은 몇 송이가
작은 틈을 비집고 나와 자라고 있다

인간사에서만 선과 후가 있을까
자연과 우주에서도
지켜져야만 하는 질서

오늘 하루도
발 아래를 바라볼 일이다

나보다 먼저 온 이의 터를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점하고 있지 않은 지를

그들의 터를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조심스러이 지난다

 

 

뽀리뱅이

아ᆢ폰카의 한계ᆢ더 예쁜데ᆢ미안하다

 

 

꺾여 떨어진 나무가지를ᆢ걍ᆢ꽂고 물을 주었다ᆢ

 

 

광대나물ᆢ꽃ᆢ

 

 

낮게 피어서 사랑한다

너를 사랑하는 내게
낮은 겸허를 주어서 고맙다

 

 

꽃마리ᆢ어케ᆢ컨테이너ᆢ바닥ᆢ여기에서ᆢ

 

 

장미는
한 송이로도 아름답지만
들꽃은
흐트러져야 아름답다

들에서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려
헝클어져서 아름다운 꽃
시련을 겪어
그 흉터로 아름다운 꽃

기쁨도 슬픔도 외로움도
두려워 마라

희로애락이 섞여
흐트러지고 헝클어질 때
인생은 들꽃으로 아름다울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