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겨울에

BK(우정) 2020. 9. 10. 08:59

춥고 낯선 곳이라도

끝도 없이 외로울 이유는 없다

십자가는 편히 보이고

신은 어디에나 계시니까

 

신의 공간을 들른다

 

겨울에/BK

 

외로움을 그리워해 본 적이 있는가

고립, 은둔, 온전한 솔로를

기대일 곳, 바라볼 곳조차 없는 나를

그리워해 본 적이 있는가

 

어느 겨울, 허기가 지던 아침

함박눈마저 기별이 없이 내리던 날

술병을 기울이며, 창밖을 보았다

나는, 외로움이 멀리서 올 줄 알았다

 

그리고 몰랐다. 그리워하는 순간,

외로움은 서둘러 눕는다는 것을

그리움마저 눈 속에 묻어버려야

안에서 스멀거리며 일어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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