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에는 비
차창에는 비
버스 유리창에 송골송골 맺힌 빗방울들이
보도블럭에도, 낡은 건물벽에도 투영이 되어
도시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늙은 어머니의 메마른 마음에
길을 걷는 가장의 굽은 어깨 위에
책가방이 등짐이 되어버린 아이들 이마에
도시의 눈물이 떨어지고 있다
쓸쓸한 노교수를 만나러 가는 버스 안으로
그 쓸쓸함의 틈을 빗방울은 헤집고 들어와
그늘진 웃음, 나눌 이야기를
더욱 구슬프게 적시고 있다
비가 내린다
어느 슬펐던 날
채 못다 흘린 눈물이 되어
채 적시지 못한 옷소매가 되어
슬픈 이야기마냥 빈 가슴을 채우고 있다
내 마음에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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