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비 오는 거리

BK(우정) 2020. 1. 22. 20:51




비 오는 거리

 

 

비 오는 거리에 서면

온통 마음이 젖는 이들

맘 속에 묻힌 응어리들이

빗물에 젖어 쓸려 나오는

그 쓸쓸한 표정들에서

닮은 표정을 찾고 있는데

 

차가운 비는 더욱 더 내려

왜소한 이들의 마음을

밑바닥까지 헤집어 내고

나 또한 다를 바 없이

콘크리트 지붕 아래

그 쓸쓸함을 맞고 있는데

 

잠시나마 갈 곳을 잃고

그저 바라만 보는 거리

쓸쓸함이 두려운 이들은

등불을 찾아 들어가고

거리에는 젖은 낙엽마냥

젖은 이들만 머무르는데

 

그래도 비는 마냥 내리고

더 젖을 수 없는 몸과

더 젖을 수 없는 마음

그렇게 젖어버린 이들은

홀로 혹은 여럿으로

빗속, 어딘가로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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