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거리
비 오는 거리에 서면
온통 마음이 젖는 이들
맘 속에 묻힌 응어리들이
빗물에 젖어 쓸려 나오는
그 쓸쓸한 표정들에서
닮은 표정을 찾고 있는데
차가운 비는 더욱 더 내려
왜소한 이들의 마음을
밑바닥까지 헤집어 내고
나 또한 다를 바 없이
콘크리트 지붕 아래
그 쓸쓸함을 맞고 있는데
잠시나마 갈 곳을 잃고
그저 바라만 보는 거리
쓸쓸함이 두려운 이들은
등불을 찾아 들어가고
거리에는 젖은 낙엽마냥
젖은 이들만 머무르는데
그래도 비는 마냥 내리고
더 젖을 수 없는 몸과
더 젖을 수 없는 마음
그렇게 젖어버린 이들은
홀로 혹은 여럿으로
빗속, 어딘가로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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