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비 내리는 날의 독백

BK(우정) 2020. 1. 19. 17:50




비 내리는 날의 독백

 

 

떨어지는 비는

나뭇결을 타고 내려와

머리맡의 창을 흐르고

빗방울은 심장 속으로 떨어져

혈관을 타고 흐른다

 

빗 속에 담겨있던

지난 날의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몸 속을 돌고 있다

때론 차갑게 때론 뜨겁게

마음을 어루만진다. 손길이 되어

 

그네를 밀어주던 아버지의 손길

병상을 밤새 지키던 어머니의 손길

차갑게 떨치고 떠난 그 여인의 손길

꼭 잡고 놓칠세라 아슬아슬 걸었던

딸아이의 손길까지도

 

지금 열에 들뜬 내 가슴은

누구의 손길을 기다리는가

마른 혀에서 감기는 언어들은

지난 날 그 누구의 이름들인가

 

몸 속을 돌던 빗방울들은

잠들지 못하는 눈을 통하여

36.5도가 넘는 뜨거움으로

밖으로 밖으로 흐르고 있다

5월 어느 날, 비 내리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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