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울 집, 울 동네

감과 대추를 거두며

BK(우정) 2014. 10. 12. 08:09

 

 

 

우리집 감나무는 해거리를 한다

올해는 제법 감이 열리는 해

잘 익은 감들은 따기도 전에

새들이 먼저 쪼아 먹는다

낮은 가지에 열리는 감은

가지를 담너머로 늘어뜨려 놓으면

오다 가다 이웃들이 거두기도 하고

 

 

 

주말에 설익은 감 몇 가지를 따서

거실에 걸어놓으면

익어가는 모습이 좋고

가끔 한 개씩 따먹는 맛도 있다

이렇게 하면 새들과 이웃들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대략

삼분지 일씩 나누게 되니

나름 공평하다 

 

 

 

땅이 자라게 하고

비와 햇살

그리고 바람이 가꾸는 자연

마당 귀퉁이의 감나무 덕에

감이 열리는 가을에는

새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고

이웃과 정담이라도 나눌 수 있으니

이 또한 신의 축복이다 

 

 

 

나눔

 

딛고 서는 땅

풀잎을 적시는 비

대지를 비추는 햇살

하늘을 가르는 바람

모두가 신의 축복이라

 

신이 모두에게 주신 축복

그에 대한 감사는 나눔이라 

 

땅속을 뻗는 뿌리

빗방울에 젖는 줄기

햇살을 쬐는 잎들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

모두가 함께 나눔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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