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이 길을 얼마나 걸어갈까
북한산과 북악산 마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지
20여년이 넘어가는데
그 옛날 산책길처럼
우리는 여전하다~
.
.
휴일, 카페에서/BK
동네 곳곳이
무던히도 들락거린 집
동네 곳곳이
무던히도 함께 걸은 길
계절이 속속
드러나는 마을에 살아
시간은 더욱
빨리 지나는 듯도 한데
둘이 마주보면
변한 것도 없는 듯 한데
우리는 실제로
얼마나 변하여 왔을까
카페 라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그 향과 맛은
그 날처럼 변함없는데
우리는 다시
얼마만큼 변하여갈까
앞산, 뒷산이
낙엽을 준비하는 날
우리는 다시
먼 길을 갈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