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누이며
아는 이가 와인은 눕혀 보관하란다.
코르크가 마르면 생명을 다한다고
와인을 길게 누이며
곁에 누워 보고픈 마음이 든다
삶의 대부분을
발은 땅을 딛고, 머리는 치켜들고 살아 와
말라버린 코르크가 된 뇌를 가진 우리들
바스러질 듯한 뇌의 틈을
가는 실핏줄들이 힘겹게 헤집는다.
바위를 움켜쥐는 석란의 잔뿌리처럼
오늘부터라도 종종
와인처럼 길게 누워
마른 틈을 힘겹게 헤집는 실핏줄들에게
혈액이라도 공급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