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와인을 누이며 (K-Light, 2020년 1월)

BK(우정) 2019. 7. 12. 06:05

 


 

 

 

와인을 누이며

 

 

 

 

 

아는 이가 와인은 눕혀 보관하란다.

 

코르크가 마르면 생명을 다한다고

 

와인을 길게 누이며

 

곁에 누워 보고픈 마음이 든다

 

 

 

삶의 대부분을

 

발은 땅을 딛고, 머리는 치켜들고 살아 와

 

말라버린 코르크가 된 뇌를 가진 우리들

 

 

 

바스러질 듯한 뇌의 틈을

 

가는 실핏줄들이 힘겹게 헤집는다.

 

바위를 움켜쥐는 석란의 잔뿌리처럼

 

 

 

오늘부터라도 종종

 

와인처럼 길게 누워

 

마른 틈을 힘겹게 헤집는 실핏줄들에게

 

혈액이라도 공급하여야겠다

 

'우정의 글 > 우정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  (0) 2019.07.14
의림지에 오르다  (0) 2019.07.13
5월의 아침  (0) 2019.07.11
5월의 꿈 (은혜의 땅 아름다운 금성면, 2018년)  (0) 2019.07.10
오류  (0) 20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