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생각들/디스플레이 공부

3-1) LCD, 역사 그리고 진화 과정

BK(우정) 2019. 7. 6. 13:01

 

평판 디스플레이의 역사

 

LCD에 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LCD가 태어난 배경, 그리고 진화하고 있는 역사를 추적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854년, 독일의 병리학자이자 백혈병의 발견자인 루돌프 피르호가 생체의 신경 조직과 물을 접촉시켜서 농도 전이형(lyotropic) 액정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관심이나 후속 연구가 진행되지는 못하였죠. 그리고 1888년, 오스트리아의 식물생리학자 프리드리히 라이니처는 식물의 콜레스테롤 분자식을 확립하기 위해 인삼, 홍당무 등으로 콜레스테롤을 추출하고 유도체를 합성하여 가는 과정에서 특이한 물질, 즉 콜레스테릴 벤조에이트를 발견합니다. 보통 고체를 가열하면 녹는점 이상에서는 액체가 됩니다. 그런데 콜레스테릴 벤조에이트를 가열하면서 섭씨 145.5도에서는 하얀색의 탁한 액체로 변하였고, 178.5도로 온도를 올리니 투명한 액체가 된 것입니다. 온도를 낮추면, 자색, 청색을 거쳐 탁한 액체로 되었다가 다시 결정으로 돌아갔죠. 물질의 녹는점 두 개를 거치며 색의 변화를 본 것입니다. 그는 독일의 생리학자 오토 레만에게 이 물질을 보냅니다.

 

액정의 발견

 

그는 당시로서는 최첨단 장비인 가열 편광 현미경을 개발하였죠. 물질을 분석해보니 액체 상태의 물질이 빛을 두 방향으로 굴절시키는 복굴절 성질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복굴절은 결정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당시의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액체 상태임에도 결정이 갖는 복굴절 성질을 지닌, 즉, 액체의 유동성(liquid flowability)과 광학적 이방성(optical anisotropy)을 갖는 물질이 발견된 것이죠. 그는 이 내용으로 흐르는 결정(flowing crystal)에 관한 논문을 발표합니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는 액체(liquid) 결정(crystal), 즉 액정이라는 뜻이죠. 라이니치는 액정의 발견자, 레만은 액정 연구의 창립자가 된 셈입니다. 이는 최초의 액정으로 인정 받는 온도 전이형(thermotropic) 액정의 이야기입니다.

 

액정의 발견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하여 1911년, 프랑스의 샤를 빅토르 모갱은 박막 플레이트들 사이에 정제된 액정을 넣고 실험을 하여 액정 배향을 밝혀내죠. 1922년, 프랑스의 프리델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물질의 중간 상태’라는 총설을 발표하였고, 여기에서 ‘smectic, nematic, cholesteric’이라는 액정의 배열 구조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1927년, 러시아의 물리학자 프레데릭은 외부의 장(전기장, 자기장) 안에서 액정의 배향 거동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정리하였고, 1933년 스웨덴의 물리학자 오젠은 액정의 탄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액정의 발견과 발전

 

1962년, 미국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의 두 과학자가 LCD의 초석을 쌓습니다. 먼저 리처드 윌리암스가 액정을 얇게 바르고 전기장을 인가하면 분자들이 움직이면서 빛을 산란시키는 현상, 동적 산란을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 물질로써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1964년, 조지 헤일마이어는 윌리엄스의 동적 산란 모드(Dynamic Scattering Mode, DSM) 기술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1968년, 노력 끝에 마침내 최초의 시험용 LCD를 선보입니다. 투명한 액정에 전압을 인가하면 액정이 빛을 산란하여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이용하였죠. 따라서, 액정의 디스플레이 응용은 1960년대, DSM-LCD의 등장이 그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구동전압이 높아서 소비 전력이 크고, 화질이 좋지 않아 상용화는 만만치가 않았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죠.

 

액정과 LCD, 1970년대

 

최초의 LCD

 

3년 정도가 지난 1971년, 미국 켄트 주립대의 퍼거슨과 스위스의 마틴 슈아트, 울프강 헬프리치가 거의 동시에 TN(Twisted Nematic)-LCD 셀을 개발합니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모드로, 투명한 상태에서 전압을 인가하면 빛을 차단하여 검게 변하죠. 소비 전력이 작고 정면에서의 화질이 우수하여 시계나 전자계산기에 본격적으로 적용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LCD가 실생활에 적용된 순간이죠. 1971년, 옵텔(Optel)에서 LCD가 장착된 손목시계를 선 보였으며, 1973년, 일본의 샤프가 LCD 시계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하였고, 1976년에는 휴대용 전자계산기에 적용합니다.

 

LCD 계산기

 

그리고,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하기 위하여 직접 구동 방식에서 매트릭스 구동으로 발전하는데, 이를 위해 전압 인가에 따라 더 빠른 속도로 투과율이 변하는 액정 모드가 필요하게 되었고, 따라서 STN(Super Twisted Nematic) 모드가 등장을 합니다. STN-LCD는 미국의 테리 쉐퍼 등이 개발하였고, 액정이 회전하는 각도가 240 ∼270도로 매우 크며, 또한 전압을 인가하면 투과도가 매우 급격히 변화되는 장점이 있어 모니터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트릭스 구동이 실현된 것이죠. 이와 같이 TN(Twisted Nematic) 액정을 이용한 단순 표시 소자로써 시계나 전자계산기에 적용된 시기가 LCD의 제1세대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제2세대는 단순 매트릭스 구동형 STN-LCD로 컴퓨터 모니터에 적용된 시기입니다.

 

LCD, 1980년대 이후

 

한편, TN-LCD가 개발된 이듬해인 1972년에는 헝가리 태생의 피터 브로디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에 근무하면서 능동 행렬 LCD, 즉, AM-LCD를 제안, 발표하죠. 사실, AM-LCD의 근본이 되는 TFT에 대해서는 별도의 역사를 다루어야 할 만큼 내용도 유래도 길지만,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935년, 영국의 헤일이 특허를 취득하였고, 이후 1945년에 반도체 활성층으로 CdSe를 사용한 TFT가 고체 촬상 소자용으로 발표되었고, 이를 1972년에 브로디가 LCD에 적용을 하게 되죠. 능동 매트릭스 구동형 LCD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1972년에 스코틀랜드의 Spear와 LeComber가 글로우 방전을 이용하여 수소화된 비정질 실리콘(amorphous Silicon, a-Si)을 만들고, 1979년에 역시 LeComber가 비정질 실리콘을 이용한 TFT-LCD를 발표합니다. 1982년에는 다결정 실리콘(polycrystalline Silicon, poly-Si) TFT를 이용한 포켓형 TV가 최초로 상업화되면서 TFT-LCD는 급속히 발전하게 되죠. 1983년에는 일본의 세이코 엡슨이 LCD 컬러 TV를 최초로 발표합니다. 즉, LCD는 DSM-LCD에서 TN-LCD, STN-LCD, 그리고 TFT가 설치된 AM-LCD로 진화를 하여 갑니다. 1985년부터 TFT LCD의 개발이 더욱 본격화되었으며, 1987년, 샤프는 TV용 3인치급 TFT LCD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1988년에는 14인치급 TFT로 확장됩니다. 그리고, 도시바, 산요, 세이코 엡손 등이 모니터나 휴대용 TV 등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노트북 컴퓨터, 포터블 TV의 발전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리고, 1991년, 10인치급 TFT LCD가 노트북용 모니터로 본격 양산되기 시작하였으며, 이 시기를 LCD의 제3세대로 정의합니다.

 

능동 구동형 LCD, TFT

 

LCD 기술의 발전

 

1995년, 수평 전극 스위칭(In Plane Switching, IPS) 기술의 개발과 도입으로, 시야각이 넓어지면서 LCD 화면은 13인치급 이상으로 커집니다. 이 무렵을 LCD의 제4세대로 정의하죠. 2000년대에는 한국이 주도권을 갖기 시작하며,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LCD TV가 본격 등장하기 시작한 2005년 무렵을 LCD의 제5세대의 진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로는 LED를 광원으로 채택하고, 나아가서는 양자점을 적용하는 등 자유로운 크기, 최고의 성능으로 소형 모바일 기기부터 대형 TV에 이르기까지 디스플레이 응용 범위의 대부분을 LCD가 점하고 있습니다.

 

LCD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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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생각해보기

a. 100년이 훌쩍 넘은 액정의 역사를 생각할 때, 우리는 과학자로써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b. 물질의 상은 단순히 고체, 액체, 그리고 기체로 구분되는데, 사이사이에 어떤 상태들이 추가될 수 있을까

 

 

3-1. LCD, 역사 그리고 진화 과정-복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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