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그날, 거기에는

그리움

BK(우정) 2018. 2. 3. 07:33

광주, 양림동 산자락~

김현승 시비와 그의 흔적들

그가 그립다

 

그리움/BK

 

시인은 떠나도 시는 남아

나직이 귓가에 속삭여 주네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눈물/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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