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시선을 엽니다
시들이 하나, 둘 이어지고
또 시인이 바라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감상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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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구매는
우정의 서점을 이용하세요
기차소리
1970년 무렵, 오전 수업만 있는 날
우리는 각각 못 몇 개씩을 필통에 넣고.
내를 건너고 고개를 넘어
기차가 지나는 마을로 갔다.
철길에 귀를 가만히 대고 있으면
멀리서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고
못들을 철로 위에 가지런히 놓아 두면
기차가 지나고 난 후
못들은 납작하게 눌려
적당히 날이 선 작은 칼들이 된다.
우리는 다가오는 기차에 맘이 설레었고
멀어져 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보며
가보지 못한 곳을 떠올렸다.
지금도 기차소리가 들리면
괜스레 맘이 설레고
멀어져 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약간은 슬픈 그리움이 된다.
2013년 봄, 금속의 열팽창 특성을
여름과 겨울의 철로 길이의 변화
철로 이음매에 작은 틈이 있는 이유로 설명하며
불현듯 바라보는 유리창 밖에서는
기차소리가 들려오고
떨어지는 목련 꽃잎들 사이로
어린 시절의 기차가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