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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추격, LCD를 너머 OLED까지

BK(우정) 2022. 6. 18. 06:10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캠퍼스 L8-2라인에 마지막 원장(마더 글래스)을 투입하고, 이달 중으로 30년간 이어온 사업에 마침표를 찍는다. LG디스플레이도 수익성 악화로 LCD 패널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패널 값 '뚝' 사업 철수·감산 결정...LCD 출구전략 마련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아산캠퍼스 L8-2 라인은 OLED나 QD-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말 LCD 사업을 중단할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중단 시기를 미뤄왔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TV 수요 증가에 따른 LCD 패널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하락하면서 결국 사업 철수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1~15일 32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30달러로 한 달 전보다 20% 하락했다. 같은 기간 55인치, 65인치, 75인치도 각각 7.3%, 9.3%, 6.3% 떨어졌다.

LCD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도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 가운데 65% 가량을 LCD 매출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LCD TV 패널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LCD 가격 하락과 중국 업체들의 패널 공급 과잉이 더해지면서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체 디스플레이 매출은 1년 전보다 15% 감소한 1331억8000만달러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중 TV용 LCD 패널 매출이 258억 달러로 32%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올 2분기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중국 저가 공세에 밀린 韓..사업구조 전환 박차

삼성과 LG는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LCD TV 패널 시장 선두 자리에 있었다. 얇은 두께와 벽결이 패널 대중화를 통해 경쟁에서 일본 업체를 꺾고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지원 등을 받으며 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 최대 패널 업체 BOE는 2018년 세계 1위 자리에 올랐고, 국가별 LCD 시장 점유율에서도 중국이 30.6%로 한국(29.2%)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은 LCD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점하며 한국(14.6%)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OLED로 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빠르게 OLED를 적용했고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부문에서 OLED 전략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LCD는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준 대신 차세대 OLED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7.1%에서 지난해 43.4%까지 확대됐다. 삼성디스플레이도 70.6%에서 95.3%로 커졌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며 다시 추격전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 BOE는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상용화할 계획으로 지난달 미국 한 전시회에서 95인치 8K 화이트 OLED TV 패널을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OLED 패널인 97인치를 내놨는데 이와 비슷한 크기의 제품을 공개한 것이다. 중국의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 CSOT도 65인치 8K OLED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 '제2 LCD' 위기론, 中 OLED 추격도 시작

디스플레이 무게 중심은 OLED로 이동하고 있다. 높은 수요가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전 세계에서 출하되는 OLED TV는 800만대 수준으로 전년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TV 출하량은 2억1천만대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데 OELD TV는 오히려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추격을 경계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90.3%, 중국은 9.7%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한국이 72.1%, 중국은 27.4%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격차가 크게 좁혀지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 경쟁력을 보였던 대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점유율은 2016년 1.1%에서 지난해 16.6%까지 급증했다. BOE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업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법인세 인하 등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해 온 만큼 우리나라도 디스플레이 산업 집중 육성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병권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국가에서 규모가 큰 반도체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선두기술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 출처; 머니투데이

[MTN 인사이트]삼성도 접은 LCD...OLED까지 넘보는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