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미포에서

BK(우정) 2021. 8. 1. 20:11

 

 

 

미포에서

 

 

해운대의 한 켠

미포에서도 끝자락

선술집 창가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모습의 노인

그가 권하는 횟감에

부산 소주를 곁들인다

 

바다 끝에 꼬리만 걸려

저무는 해

물길에서 지쳐 돌아온

고깃배 무리를 옅게 비추는데

오늘, 또 하루는

이렇게 지나고 있다

 

잔을 넘길수록

어둠은 밖에서 재촉하는데

'너를 따라 나서면

세상과 멀어지잖아'

한마디 하고 싶어도

주섬주섬 일어설 수밖에

 

미닫이 문을 나서면

비린 내음, 찬 바람 골목

뻐근한 허리

달빛마저도 버거운 어깨

오늘, 또 하루는

미포에서 떠나고 있다

 

 

  와우산‥ 누운 소의 꼬리~ 미포‥ 해운대의‥모던‥끝에‥ 옛스러운‥포구‥가 ‥꼬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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