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의 상념/풍경의 사색

두물머리로 갑니다

BK(우정) 2021. 6. 18. 05:54

두물머리로 갑니다

 

두물머리로 가는 길ᆢ

 

 

강은 흐른다

좋아하는 강은 굽이쳐 흐른다

 

 

강은 구비 구비 돌아 흐르면서

더러는 그 안에 설움도 담고

남모를 사연도 담는다

 

 

강이 곧게만 흐른다면

크고 광활하게만 흐를 뿐

남모를 설움과 사연은 어디에 담으랴

 

인생도 사랑도

구비 구비 흘러야 그 맛이 난다

 

 

굽이치는 강은

용이 하늘로 오르듯 바다로 가고

굽이치는 사랑은

겨울을 난 꽃뱀이 되어 봄으로 가고 있다

 

두물머리

 

 

두 개의 큰 물줄기가

머리를 맞대는 곳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강으로 하나되는 곳

서로 다른 곳에서 발원하여

유구장장, 수 백리 물길을

제각기 흘러온 큰 물줄기들이

작은 소리도 흔들림도 없이

서로를 품어가고 있다

두물머리에 서면

포용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한 줄기 냇물이라도

고요히 품어본 적이 있었던가

작은 움직임이 다가올 때

잃을 것이 두려워

뒷걸음치지 않았던가

나를 향한 이들에게

선뜻 가슴을 내어주지 못하였고

내가 향할 이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였다

두물머리에 서서

포용의 미덕을 배우고 있다

 

카페에 들른다

 

 

강으로 가는 문을 나서면

강에 닿을 수 있듯

세상 어디든

그리운 곳을 향하는

문은 있을 듯 하다

 

문을 열어두고 강을 보면

마음이 편안하듯

그리운 곳이 어디든

바라만 보아도

좋을 듯 하다

 

강이 곁에서 흐른다

강바람이 내게로 온다

 

강으로 가는 문을 열어 두고

강을 보는 것이 좋다

그 날 캠퍼스 잔디에 누워

책을 읽는 그녀를 보듯

그 날 놀이터 벤치에 앉아

그네를 타는 딸아이를 보듯

 

강으로 가는 문을 나서면

강에 닿을 수 있다

그 문을 열어두고

강을 그리워 한다

 

'BK의 상념 > 풍경의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  (0) 2021.07.24
강으로 갔습니다  (0) 2021.06.18
비를 거두며  (0) 2021.06.13
테헤란로에서  (0) 2021.06.13
  (0) 2021.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