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붐비는 카페라도 오전은 한적하다
북한산 제빵소
은평 한옥마을
빛을 보러 왔다
빛은 지나간다
시원한 대기, 맑은 물결, 투명한 유리창을
흔들림 없이 품으며
~ 빛의 투과, transmission
빛은 돌아선다
장식을 장식으로, 정물을 정물로, 화초를 화초로
온전한 모습을 주며
~ 빛의 반사, reflection
빛은 머문다
서리 낀 양철 지붕, 차가운 벽, 얼어붙은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주며
~ 빛의 흡수, absorption
빛은 오고 있다
바라보는 희망에서도 돌아보는 추억에서도
웃어주는 꽃잎에서도 넘기는 책갈피에서도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면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계절이 지나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 사이에
맑고 투명한 창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
듣고 싶은 이야기
뜨겁게 고백하고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될까
뜨겁게 고백하고
애타게 기다림이 사랑이라
우리 사이에
시간과 공간의 커튼이 있다
창으로 오는 풍경은 빛을 안고 온다
색이 아닌 밝음으로 온다
빛의 움직임과 촉감을 느낀다
피부에 일렁이는 빛의 스케치
창으로 오는 풍경은 시간을 안고 온다
현재가 아닌 기억으로 온다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을 본다
그리움에 눈가를 적시는 눈물
아이야ᆢ빛처럼 고운~
이른 아침 창가에 서면
어설프게 높이 오르려던 젊은 날의 모래탑
세월에 굳은 중년의 석상
그리고 먼 훗날의 신기루가 보입니다
게오르그 장피르의 고독한 양치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가 계절을 따라 흐릅니다
그 날, 돌이킬수록 채색되는 날
그 날의 아득한 웃음은
창 가에 초콜릿 빛으로 머무는데
얼마나 더 아름다와야
그 날이 되어 웃을 수 있나
잊으려 할수록
빛은 커튼을 밀며 더욱 깊이 들어와
그 날의 정물
그 날의 모습에 색을 칠하고
창 밖, 아득한 그 날은
창 가 테이블로 세팅되어
그리운 정물로
그리운 모습으로 나를 부른다
1억 5천만 킬로
그 먼 우주를 지나온 빛
그 빛의 시간
그 빛의 공간
어느 별
어느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그 시공을 흘러와
이제야 열린 문턱을 넘는걸까
격자문을 지나
허공의 입자들을 잘게 흔들고
반쯤 열린 동공 속으로
입사되는 빛
어느 별
어느 사랑의 슬픈 이야기가
내 심장을 흔들고
이렇게 눈물로 고이는 걸까
빛
빛은 지나간다
시원한 대기
맑은 물결
투명한 유리창을
흔들림 없이 품으며
빛은 돌아선다
장식을 장식으로
정물을 정물로
화초를 화초로
온전한 모습을 주며
빛은 머문다
서리 낀 양철 지붕
차가운 벽
얼어붙은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주며
2-2) 빛에 관하여
일상에서의 빛은 가시광선, 물리학에서의 빛은 모든 파장에서의 전자기파로 익숙합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고전 물리학에서의 빛은 파동성을 갖는 전자기파, 양자 물리학에서의 빛은 입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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