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옛생각

BK(우정) 2021. 5. 25. 05:47

 

 

 

 

 

옛생각

 

 

걷다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

저기 나무 아래로

낙엽이 떨어지고 있네

 

낙엽이 지는 자리에

때는 꽃이 피어 있었네

꽃이 떨어진 자리에

의자가 놓여 있었지

오래도록 의자로

외로이 놓여있었네

 

오래 의자에는

그녀가 앉아 있었네

흰머리가 희끗한

조용히 뜨개질을 하며

가끔 안경 너머로 나를 보고

웃음을 짓곤 했었지

 

그보다 옛날에

우리는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고 그네도 탔지

해맑은 웃음이

초록 잎새들을 흔들며

하늘로 파랗게 오르던 시절

 

걷다보니 어느새

시간의 뒤안길이네

저기 나무 아래로

그늘이 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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