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중학생 때
학교 과제물로 만들었다는 쿠션
오피스에서만, 30여년을 등받이로 써왔는데
낡고 해졌네. 수선해달라 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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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BK
세월이 가네요, 흔적이 남네요
오랜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 얼굴에도, 주름이 늘어가요
먼 길을 흘러온 강물처럼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있어요
웃음이 잔잔해졌어요
맑았던 눈동자가 깊어졌어요
느리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졌어요
말수는 줄었어도, 이해는 더 늘었어요
세상은 더 고요하고
일상은 더 평온해지고
계절은 더 가까이 다가와요
앞산의 산새 소리가 창을 지나서 들리고
호숫가, 잎새들의 떨림이 크게 보여요
아, 봄이 오고 있나 봐요
언젠가, 우리의 그 봄날처럼
찬란하고, 화려하겠죠
넓은 땅, 푸른 하늘도
햇살로 가득 채워질 거예요
시간은 강물처럼, 반짝이며 흐를 거예요
창을 열었어요
바람결, 피부에 닿으면
세월의 어루만짐, 포근함을 느껴요
커피의 향도, 라디오의 음악도
흘러가요. 우리, 그 날처럼
이 시간도, 언젠가는 흔적이겠죠
기억도 추억도,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흔적이 남네요, 세월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