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상식

협상의 품격

BK(우정) 2020. 10. 5. 06:07

내가 협상학 강의 시간에 자주 인용하는 우리나라 유명 작가의 사례가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그 작가에게는 그를 흠모하는 여성 팬이 있었다. 문제는 그 작가는 유부남이었다. 하지만 사랑을 어찌 막겠는가. 작가는 젊은 여성과 함께 어느 날, 야반도주를 했다. 작가의 아내는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남편과 여성의 거처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어느덧 계절은 흘러 10월 말, 초겨울이 천천히 찾아오고 있었다. 작가의 아내는 용서할 수 없는 불륜 커플의 집에 들이닥쳤다. 남편은 입을 굳게 다물고 먼 허공만 응시했고, 여성은 겁에 질린 채 온몸을 떨었다. 작가의 아내가 긴 한숨을 쉬며 두 사람 앞에 보따리를 내려놓았다. 보따리 안에는 겨울용 솜옷이었다. 더 놀라운 건 시인의 겨울옷뿐 아니라 젊은 여성이 입을 겨울옷까지 두 벌을 갖고 왔다. 젊은 여성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했다.

 

협상의 고수들은 상대의 마음에 감동을 심어놓을 줄 안다. 이른바 '만델라 접근법'이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다가 27년간 투옥 당했던 넬슨 만델라.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 지도자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 만델라의 무엇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것일까? 바로 감동이다. 만델라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함으로써 백인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마침내 그는 흑인이었음에도 백인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었다. 가장 성공적인 협상이란 상대를 굴복시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게 아니다. 상대의 태도를 변화시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상, 출처; 독서 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