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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BK(우정) 2020. 2. 14. 15:24

사실 3D 프린팅 기술은 제4차 산업혁명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올해 117억 달러(약 13조 280억 원)를 넘어선 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때 3D 프린팅은 설계 도면만 입력하면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데에서 시작했다. 초기 결과물의 표면은 울퉁불퉁해서 정밀도가 떨어졌고, 결과물의 질도 썩 좋지 않았다. 찍어내는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3D 프린터의 가격도 비쌌다. 그러나 기술은 꾸준히 진화해 왔고, 이제 3D 프린팅은 더 이상 ‘전시용 샘플 제작 과정’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3D 프린팅 기술을 주로 활용하는 분야는 항공우주, 자동차, 첨단 전자 산업 등이 있다. 몇 가지를 예로 2014년 국제생산기술박람회에서는 미국 로컬모터스(Local Motors)가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소형 전기차 ‘스트라티(Strati)’를 선보였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차체 제조에 소요된 시간은 단 이틀이었다. 디자인 작업을 거쳐 차량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다 합쳐도 일주일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이후 로컬 모터스는 2016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버스 ‘올리(Olli)’를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상용화를 위해 좀 더 풀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보았을 때, 3D 프린팅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비행기 등 운송 수단 제조 시 필수 기술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3D 프린터의 정밀도는 의료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치과에서는 3D 스캐너로 구강 구조를 촬영하고, 그에 맞는 임플란트 설계와 치아 보정에 활용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등을 찍어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뼈 조직이나 혈관 등 인체 기관을 찍어내는 기술 역시 연구 및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2017년 4월, 스웨덴에서는 3D 바이오 프린터로 줄기세포를 찍어 완전한 연골조직을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3D 프린터로 뼈 조직을 찍어낸 뒤 이를 동물에 이식해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실험이 이뤄진 바 있다. 인공관절이나 의수 등을 3D 프린팅이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 역시 이제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더 먼 미래를 봤을 때 이식용 장기를 찍어내는 것까지 3D 프린팅의 영역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 3D 프린팅과 스캐닝 관련 부분에 대한 국제·국내 표준화 동향은 어떨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 의료기구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국제 표준 개발에 나섰다. ETRI는 지난해 12월, 『의료 영상 기반 의료 3D 프린팅 모델링』에 대해 신규 제안한 국제표준화 2건이 최종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채택된 항목은 CT 영상과 안와 영상을 기반으로 의료용 3D 프린터 보형물 제작에 필요한 요구사항과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인체조직별 분할 절차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지금까지 환자 상태에 맞는 의료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작업을 통해 프린팅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영상 조직 부위를 명확히 구분해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작 시간도 오래 걸려 긴박한 상황에서는 제약이 많았고, 표준안이 없어 타 의료진이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이 3D 프린팅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딥러닝으로 자동화하는 방안에 관한 표준 개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의료영상으로부터 특정 인체조직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분할(Segmentation) 과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술도 포함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융합 의료 3D 프린팅 국제 표준 개발을 선도하는 사례가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관련 의료 장비 산업 활성화에도 큰 힘을 실어주길 기대해본다.

 

이상, 출처; ETRI 웹진

https://www.etri.re.kr/webzine/20200214/sub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