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전원일기*

수국, 어머니

BK(우정) 2019. 11. 27. 14:07

 

 

11월의 수국,

떠나며ᆢ부스러진다ᆢ

 

 

 

 

 

 

 

수국, 어머니

 

아, 어머니

가냘픈 몸매에 얹힌

삶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습니까

바람이라도 불면

그 버거움에

얼마나 크게 휘청이셨습니까

 

홀로 거두어야 했던 아픔을 안고

옅은 웃음, 인자한 표정

수국의 빛깔로

한 평생

변함이 없으셨습니까

곧게 지탱하셨습니까

 

계절의 끝 무렵

지는 잎, 시드는 꽃의 고통을

채워짐보다 비워짐으로

견디시며

아무 일 없다, 아무 일 없다고

그리 말씀하십니까

 

계절이 가듯

지난 세월이 밀려옵니다

당신의 숨결, 온기를 느끼려

이제사 어루만지는 죄 많은 손길

11월, 찬바람

수국의 향기, 자태가 부스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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