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개망초

BK(우정) 2019. 10. 29. 05:36




개망초

 

 

나라가 망하던 해 무리지어 피어난 꽃

죄가 없어도 죄인인 듯 붙여진 이름

그래서 천한 이름의 주홍글씨를 달고

가는 줄기, 작은 꽃을 뒤안길에 피웠다

 

미움과 멸시로 수도 없이 부대끼며

설움과 아픔으로 한백년을 견뎌왔다

그래도 풀꽃이라 빛을 향하여 피고

바람에 낮게 흔들리며 이슬에 젖는다

 

먼 바다를 건넌 아픔이 사무쳐서

남의 땅에 내린 뿌리가 서글퍼서

모든 화려함이 어둠에 묻히는 밤에

낮은 허공에 하얀 별로 외로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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