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의 아이들
멀리 바다를 건너 수 만리에 있으니 산천이 변할 즈음에야 드문 드문 보게 되는 얼굴들이다.
마음도 몸도 못 알아 볼만큼 듬직해져서 다가오지만, 핏줄이랄까?
전혀 서먹하지 않은 웃음이 간다.
그리운 날
BK
세월은 빠르나 덧없지만은 않은 것
아장 아장 걷던 녀석들이
술친구가 되어 어깨를 두르는 순간
한때 철없던 고사리 손이
제법 어른이라고 소맥을 말고 있는 순간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들이
눈시울을 적시고 가슴을 울린다
긴 세월 내가 걸어온 만큼
이 아이들도 혼자의 길을 걸어왔겠지
나야 이미 일어섰기에
좀 더 빠르게 걷기 위해 서두른 것일 뿐
이 아이들은 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숱하게 넘어지고 주저앉고 다시 일어섰겠지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길을 걸었겠지
그리고 살아가겠지
나름 산전수전 겪어 온 나도
힘들게 오고 힘겹게 가야 할 길을
아직 철없는 웃음과 상처없는 팔다리로
오르고 또 오르겠지
누구나 가야 할 길, 누구에게나 어려운 길
지혜와 용기로 헤쳐가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