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인생! 사연들

그리운 날

BK(우정) 2015. 7. 30. 06:00

동생들의 아이들

멀리 바다를 건너 수 만리에 있으니 산천이 변할 즈음에야 드문 드문 보게 되는 얼굴들이다.

마음도 몸도 못 알아 볼만큼 듬직해져서 다가오지만, 핏줄이랄까?

전혀 서먹하지 않은 웃음이 간다.

 

 

그리운 날

 

BK

 

세월은 빠르나 덧없지만은 않은 것

아장 아장 걷던 녀석들이

술친구가 되어 어깨를 두르는 순간

한때 철없던 고사리 손이

제법 어른이라고 소맥을 말고 있는 순간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들이

눈시울을 적시고 가슴을 울린다

 

긴 세월 내가 걸어온 만큼

이 아이들도 혼자의 길을 걸어왔겠지

나야 이미 일어섰기에

좀 더 빠르게 걷기 위해 서두른 것일 뿐

이 아이들은 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숱하게 넘어지고 주저앉고 다시 일어섰겠지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길을 걸었겠지

 

그리고 살아가겠지

나름 산전수전 겪어 온 나도

힘들게 오고 힘겹게 가야 할 길을

아직 철없는 웃음과 상처없는 팔다리로

오르고 또 오르겠지

누구나 가야 할 길, 누구에게나 어려운 길

지혜와 용기로 헤쳐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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