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떠나야 할 때
홀로 돌아온 곳에서
이제는 홀로 떠나야 한다
반짝이는 숲속에서의 나날들
재즈 선율을 타고 담배 연기가 흐르는 카페
종소리가 되어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체온만큼 따뜻해진 문고리를 잡고
어둠이 기다리는 곳으로
낮게 문을 밀친다.
보이는 것은 안개
희미하게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아래
담배 연기처럼 번지는 내 그림자
화려했던 봄의 향연
갑옷처럼 두터웠던 초록의 시절
온 산을 붉게 치장하였던 가을의 미소
보석이 되어 부서지는 눈 덮인 마을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떠나야 할 때
영롱하였던 무지개들은 어디로 갔나
눈물을 머금고 던지는
쓰디 쓴 작별 인사를 남기며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홀로 떠나야 한다
모두가 돌아오는 이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