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이제는 떠나야 할 때

BK(우정) 2019. 7. 16. 05:18




이제는 떠나야

 

홀로 돌아온 곳에서

이제는 홀로 떠나야 한다

반짝이는 숲속에서의 나날들

재즈 선율을 타고 담배 연기가 흐르는 카페

종소리가 되어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떠나야

체온만큼 따뜻해진 문고리를 잡고

어둠이 기다리는 곳으로

낮게 문을 밀친다.

보이는 것은 안개

희미하게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아래

담배 연기처럼 번지는 그림자

 

화려했던 봄의 향연

갑옷처럼 두터웠던 초록의 시절

산을 붉게 치장하였던 가을의 미소

보석이 되어 부서지는 덮인 마을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떠나야

영롱하였던 무지개들은 어디로 갔나

눈물을 머금고 던지는

쓰디 작별 인사를 남기며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홀로 떠나야 한다

모두가 돌아오는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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