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그들의 터

BK(우정) 2019. 5. 25. 12:27





그들의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 사이로 자란 꽃들을 본다

 

그들의 터

그들의 땅에

인간이 인공물을 덮었으리라

 

대부분 묻혔고

운 좋은 몇 송이가

작은 틈을 비집고 나와 자라고 있다

 

인간사에서만 선과 후가 있을까

자연과 우주에서도

지켜져야만 하는 질서

 

오늘 하루도

발 아래를 바라볼 일이다

 

나보다 먼저 온 이의 터를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점하고 있지 않은 지를

 

그들의 터를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조심스러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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