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울 집, 울 동네

5월의 산보

BK(우정) 2015. 5. 11. 07:58

나 어릴적 마당, 그 길을 걷는 시간

등나무 프레임 아래로 들어서면

질경이, 민들레, 제비꽃이 지천이고

철쭉길을 따라 목련나무 아래를 걸으면

자두나무, 매실나무, 앵두나무, 대추나무

그리고 감나무가 이어지는데

나무 아래는 아기자기 잡초들

돌보는 듯 방치한 듯 자유로이 자라고

그 길을 따라가면 장미 화단을 지나

멀리 북한산이 앞산인 듯 보인다

 

5월의 산보/BK

 

마당 안에 들여놓은

고향의 미니어처

들길, 논둑길을 걷듯이

그 길을 걸어가면

저기 멀리로 보이는

나무 곁에

풀밭 위에

꽃그늘 아래

어린 날의 내가 있다

 

그 이름이 떠올라

낮게 부르면

바라보는 눈동자

입가의 웃음

반가워 손을 흔들면

그리움인가

아련한 그 목소리

5월의 하늘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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